짐 자무쉬의 패터슨, 에 사는 패터슨,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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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살아내는 삶 속에서도 시가 되는 순간들이 있다.
같은 시리얼, 같은 아침, 같은 사람, 같은 개, 같은 바에서, 어느 날은 너무 행복하고, 어느 날은 너무 불행하기도 하다. 그리고 그 때 느끼는 감정들은 느끼는 순간에도 변화한다.
그 어떤 날도 반복될 수 없고, 같을 수 없다.

자꾸만 반복되는 삶에 약간의 권태를 느낄 때 즈음 보게 된 영화였다.
어쩌면, 이제 뭔가 조금은 새로운 감정이나 순간들을 마주하게 될 수도 있겠다, 그리고 그 순간들이 나중에 돌아보아도 얼굴이 찡그려질 정도로 망가지지는 않겠다, 싶은 시기이기도 했다.
자꾸만 닫히는 자동문을 구태여 버튼을 마구 눌러가며 억지로 열어 두는 듯한 느낌으로다가.

그래서 반복이란 없고, 그 반복안에서 보잘것 없는 성냥도 화려한 불꽃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누구나 가질 수 있겠다는 희망을 얻었다. 아주 오랜만에 희망이란 단어를 떠올렸다.
여러 번 머릿속에서 굴려본 결과, 받아들일 가치가 충분히 있는 단어라고 생각이 됐다.
이건 오로지 패터슨, 그리고 짐 자무쉬 덕분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시들기는 했으나 그래도 여전히 좋은 영화이다.
호들갑 떨지 않았고, 그래서 나도 호들갑을 떨 수 없었으며, 조용히 받아들이며 여러 번 다시 생각해보고 느껴보고 상기하기에 딱 좋은 영화이다.

애버렛을 보며 신현림 시인을 떠올리게 된 것도 덤으로 좋았다.
패터슨을 제외한 다른 인물들도, 몇 컷 지나지 않아도 조용하게 내게 다가오는 느낌이 강렬했다.
누군가의 죽음이나 희생, 엄청난 감정의 폭발, 대단한 사건이 없어도 소소한 일상들로 똘똘 뭉친, 내게는 정말 너무 소중한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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