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에펠탑은 몇살 때 쯤 봐야 가장 큰 감동을 얻을 수 있을까.
글쎄. 질문이 좀 유치할 수 있겠다. 바꿔 질문하면 '파리'는 언제 가야 할까,로 들린다. 보다 젊은 시절 유럽대륙에 가지 못했던, 혹은 안했던 이유는 '특별하게 갈 이유'를 찾지 못해서였다. 물론 당시 담론의 중심은 유럽출신 작가, 철학자 혹은 역사적 위인들이 만들어 놓은 틀에서 빙빙 돌고 있었지만, 어째서 유럽에 놀러가야하는지 알 수 없었다. (물론 돈이 없었지만---)
유럽이란, 혹은 프랑스란, 혹은 파리란 아주 나중에, 아주 나중에 가야만 하는 그런 숙제로 남겨 놓아야 하는 인생 최후의 여행지로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그런데, 30살을 훌쩍 넘기고, 산전수전(아직 공중전을 겪지 못했다) 겪은 다음에 파리란 땅에 당도하고 나니 먼가 우울한 감정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아. 나의 감정도 이제 메말랐구나. 먼가 큰 울림이 느껴지지 않아. 이런게 나이를 먹었다는 걸까"
20대 초중반에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온 친구들의 흥분된 여행후기를 듣곤 했다. 그럴 때면 언제나 "흐흥` 그깟 유럽, 그쯤이야 30대 이후에 가야 정석이 아닐까"하고 스스로를 위안했더랬다. 그런데 막상 현실이 되고 나니, 조금 당황스럽다. 때문에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건 순전히 파리의 문제가 아닌 감상자의 심신이 피로하고, 감정이 메말라 가는 증세가 시작됐기 때문인 듯 싶다, 아니 오히려 이제는 더 이상, 낯섬과 신기함에 쉽게 흥분하지 않는 '강심장, 차가운 피'를 갖게 됐기 때문이리라.
20대 그 뜨거운 시절에, 사람은 여행을 해야 한다. 그것도 유럽을 말이다.
대륙의 수도 파리의 거리를 걸으며, 그리고 갓 르느와르의 그림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언빌리버블(unbelievable)' 이라고 감탄사를 내뱉을 정도로 아름다운 파리의 여인들을 스쳐보내며, 마음 속으로 20대에 파리에 오지 못한 후회 아닌 후회를 했다.(기네스 페트로와 줄리델피, 혹은 줄리엣 비노쉬가 여기저기 길가에 널려있었다)

파리의 연인들.
"입술 부르트겠다. 적당히 좀 해라!"
아마 20대 초반에 봤다면 부러움과 질투심에 잠을 못이뤘을 듯
"입술 부르트겠다. 적당히 좀 해라!"
아마 20대 초반에 봤다면 부러움과 질투심에 잠을 못이뤘을 듯








어릴적 접한 프랑스 소개 책자, 혹은 고등학교 시절 의무적으로 배웠던 프랑스어 교재에는 언제나 에펠탑이 아로새겨졌거나, 아니면 사진이 첨부돼 있었다. 아~ 아름답도다.
예상대로 에펠탑 주변은 눈부시게 아름다왔다. 언제나 '실제로 보면 절대로 그렇지 않을꺼야' 하고 의심하곤 했는데---. 이제야 뒤늦게 파리에 당도하여 에펠탑을 바라보니, 아름다움은 순간이었고 속으로는......머랄까, 다리가 몹시 피곤했고, 오줌이 마려운데 화장실을 쉽게 찾을 수 없었고, 먼가 맛있는 것을 먹고 싶은데 주위에선 이상한 기념품이나 팔고 있었고, 전망대에 올라가고 싶었는데 전세계 약 100여국에서 몰려온 이상한 행태의 관광객들이 적어도 100여미터는 줄을 서 있었고, 그 와중에 한국인들은 어디가나 눈에 잘 띄었고, 어떤이는 구걸을 했고, 어떤 비둘기는 똥을 휘갈기고 있을 뿐이었다. 바람이 거셌고 몸이 피곤했기에, 연신 카메라 셔터만 눌러대다가, 끝내 화장실을 찾아 내빼고 말았다.
역시. 파리는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가야 한다.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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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파리에서
Tracked from Blog on the shore 2007/06/17 20:22
파리여행기를 올린 호자이님의 포스팅을 보고나서 계속 입가에서 맴돌았던 노래. 뒷머리 길르기의 원조격이었던 윤상 형님의 노래이다..12년전 갔던 빠리를 기억하며..




Leave your greetings here.
저는 20대초반에 갔었는데요..하루종일 걷다가 전철타고 에펠탑역에 도착해서 나와보니 저 멀리서 에펠탑이 보이는거에요. 다리가 너무 아파서 차마 에펠탑 근처에는 가보지 못하고, '아 저게 에펠탑이구나' 그러고 그냥 왔어요. 요점인즉 20대에 가도 별다른건 없었다는..ㅋㅋ 근데 파리 아가씨들은 정말 이뻤던 것 같네요.
파리 여성들에 대한 블로깅을 하나 하겠슴다.
"흐흥` 그깟 유럽, 그쯤이야 30대 이후에 가야 정석이 아닐까"
<- 이 부분 상당한 캐릭터입니다.
헉. 갑자기 마음에 급해집니다. 마흔 되기 전에 가 봐야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