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겨우리만큼 늘어지는 포스팅에 짜증나시죠? (사실 저도 그렇습니닷)
잠시 딴 얘기좀 하죠. 저도 졸려서, 일이 좀처럼 진행이 안되는 금요일 오후이군요.
저는 비행기를 자주 탑니다. 직업상 많이 타는 게 절대 아니구요. 항공 회사에 제 월급의 상당액을 갖다 바치는 것 뿐입니다. 그 돈 국내 여행에 쏟았으면, 아마 김삿갓 이상 가는 방랑객이 됐을 텐데, 아쉽기도 합니다. 여하튼 체력 있고, 돈 있을 때 물 밖으로 많이 나가려는 목표를 갖고 있긴 합니다. 외부적 요인도 많이 작용하긴 했습니다만, 그건 나중에 설명을 드리져.
<11월 6일. 프랑크푸르트 공항 대합실. 삼성전자의 LCD-TV를 통해 사람들이 뉴스를 보고 있다. 여기서 조금 떨어진 출국장에는 LG전자의 평면TV가 큼지막하게 걸려있었고, 이 같은 현상은 영국이나 다른 유럽 나라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삼성과 LG 그리고 현대. 해외에 나가서 한국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창입니다. 참 신기한 일이죠. 이런 상품, 혹은 브랜드에 국가 정체성을 투영해야 한다니. 때론 우울하기도 하고 반대로 자랑스럽기도 하답니다. 그런데 이번에 귀국하면서 또 한번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알제리 최대 일간지(?) Competit i on 의 Mourad 기자. 그는 우연하게도 내 옆자리에 앉았고 프랑크푸르트에서 서울에 도착하는 내내 나와 별 쓸데없는 잡담을 주고 받았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영어를 모국어로 삼지 않는 사람과의 대화는 언제든 환영이닷. 왜냐면 같이 버벅거리니까 별로 안무안하거든.>
비행기 옆 좌석에 앉은 사람과 대화를 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서로 통성명을 하게 되면 피곤한 일이 생기기 때문이지요. 아주 가끔씩 서로 이것 저것 물어볼 경우가 있긴 한데, 그런 경우 상대방은 '저널리스트 이거나 혹은 저술업'에 근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화를 해보면 금방 알죠.
이 무라드씨의 케이스는, 아주 솔직하게 자기가 '저널리스트'라고 고백을 하더군요. 음. 그런데 깜작 놀랬습니다. 생긴 건, 유럽사람과 별 다른게 없는데...자기는 알제리 사람이라고 말했기 때문인데요. 대략 대화를 복기하면 이렇습니다.
음. 그랬다. 물질문명 사회에서 이방인의 역사에 관심을 갖기 보다는,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상품을 낳아준 상품의 모국으로서 이방인의 국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참으로 인상적인 대목이다. 하긴, 갑자기 나에게 불가리아의 역사를 물어본다면 "혹시 유산균 수출하는 나라 아냐?"라고 답했을 지 모른다.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수출국"
아이보리코스트 "상아수출국"
콜롬비아 "마약이나 커피수출국"
알제리 "까뮈를 수출하닷"
그렇다면 제 3세계 인들에게 대한민국이란 "삼성 LG 현대 제품을 만들어낸 나라"일 것이다. 너무나 지당한 말씀이다. TT. 좀 슬퍼질려고 한다. 그러나 이 친구, 언론인이다 보니 꽤나 개념이 있는 친구였다. 대화 내용을 조금 더 복기해 보자.
대략 이 정도다. 결론은 머, 알제리, 대한민국 브랜드, 그리고 재벌의 의미 정도가 되겠다. 머 잡담이니까 이해해 주십사.
PS. 또 한가지 뼈저린 교훈이란, 이제 우리나라 재벌들은 해외 언론인들을 상대로 로비해야 하는 이중의 고통을 안게 됐다는 것이다. 전 세계 언론인들을 상대로 홍보도 하고 로비도 하려면 피곤하겠는데...그만큼 국내 언론인들의 밥그릇이 줄어든다는 의미겠지. 물론 나와는 무관한 얘기지만.
잠시 딴 얘기좀 하죠. 저도 졸려서, 일이 좀처럼 진행이 안되는 금요일 오후이군요.
저는 비행기를 자주 탑니다. 직업상 많이 타는 게 절대 아니구요. 항공 회사에 제 월급의 상당액을 갖다 바치는 것 뿐입니다. 그 돈 국내 여행에 쏟았으면, 아마 김삿갓 이상 가는 방랑객이 됐을 텐데, 아쉽기도 합니다. 여하튼 체력 있고, 돈 있을 때 물 밖으로 많이 나가려는 목표를 갖고 있긴 합니다. 외부적 요인도 많이 작용하긴 했습니다만, 그건 나중에 설명을 드리져.

삼성과 LG 그리고 현대. 해외에 나가서 한국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창입니다. 참 신기한 일이죠. 이런 상품, 혹은 브랜드에 국가 정체성을 투영해야 한다니. 때론 우울하기도 하고 반대로 자랑스럽기도 하답니다. 그런데 이번에 귀국하면서 또 한번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비행기 옆 좌석에 앉은 사람과 대화를 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서로 통성명을 하게 되면 피곤한 일이 생기기 때문이지요. 아주 가끔씩 서로 이것 저것 물어볼 경우가 있긴 한데, 그런 경우 상대방은 '저널리스트 이거나 혹은 저술업'에 근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화를 해보면 금방 알죠.
이 무라드씨의 케이스는, 아주 솔직하게 자기가 '저널리스트'라고 고백을 하더군요. 음. 그런데 깜작 놀랬습니다. 생긴 건, 유럽사람과 별 다른게 없는데...자기는 알제리 사람이라고 말했기 때문인데요. 대략 대화를 복기하면 이렇습니다.
"알제리 사람인 당신이 한국엔 도대체 왜 가는 거지?"(호자이)
"음...난 알제리의 신문기잔데, 현대자동차에서 날 초청해 줬고, 나를 포함해서 알제리 저널리스트 3명을 불러서 일주일간 현대자동차 공장을 견학시켜준다길래 걍 왔어"
"와, 그거 신나는 일이군"
"응. 정말 기대돼. 난 이번에 한국이 첨이야. 아시아는 두번째 방문이긴 하지만. 매우 흥분돼"
"한국에 대해서 아는 게 머가 있어?"
"많이 알지. 알제리 사람들은 삼성과 엘지의 가전제품을 쓰고, 현대차를 타곤 하지."
"엥? 겨우 그거야? 다른건 또 없어? 한국의 역사라던지 일본과 중국과의 차이라던지?"
"응. 한국의 역사는 잘 모르겠는데. 아주 조그만 나라잖아."
"음...난 알제리의 신문기잔데, 현대자동차에서 날 초청해 줬고, 나를 포함해서 알제리 저널리스트 3명을 불러서 일주일간 현대자동차 공장을 견학시켜준다길래 걍 왔어"
"와, 그거 신나는 일이군"
"응. 정말 기대돼. 난 이번에 한국이 첨이야. 아시아는 두번째 방문이긴 하지만. 매우 흥분돼"
"한국에 대해서 아는 게 머가 있어?"
"많이 알지. 알제리 사람들은 삼성과 엘지의 가전제품을 쓰고, 현대차를 타곤 하지."
"엥? 겨우 그거야? 다른건 또 없어? 한국의 역사라던지 일본과 중국과의 차이라던지?"
"응. 한국의 역사는 잘 모르겠는데. 아주 조그만 나라잖아."
음. 그랬다. 물질문명 사회에서 이방인의 역사에 관심을 갖기 보다는,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상품을 낳아준 상품의 모국으로서 이방인의 국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참으로 인상적인 대목이다. 하긴, 갑자기 나에게 불가리아의 역사를 물어본다면 "혹시 유산균 수출하는 나라 아냐?"라고 답했을 지 모른다.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수출국"
아이보리코스트 "상아수출국"
콜롬비아 "마약이나 커피수출국"
알제리 "까뮈를 수출하닷"
그렇다면 제 3세계 인들에게 대한민국이란 "삼성 LG 현대 제품을 만들어낸 나라"일 것이다. 너무나 지당한 말씀이다. TT. 좀 슬퍼질려고 한다. 그러나 이 친구, 언론인이다 보니 꽤나 개념이 있는 친구였다. 대화 내용을 조금 더 복기해 보자.
"한국에 대해서 아는게 그거 뿐이야?"(호자이)
"미안. 그런데 사실 우리 알제리는 원래 '북한'과 우방이였어. 북한의 김일성은 아주 잘 안다고 할 수 있지. 예전에 우리나라에 북한 노동자들도 꽤 왔었는데, 지금은 거의 없지. 옆에 리비아에는 아직도 좀 남아 있을 걸"
"오. 흥미로운걸. 그럼 북아프리카 사람들은 한국 보다는 북한을 더 잘 알겠군. 리비아란 말이 나온김에 하나 묻자. 리비아의 카다피 대통령은 어떤 사람이야? 우리 한국 사람들은 리비아 대수로 공사 때문에 알제리 보다는 리비아를 좀 알거든. 알제리는 솔직하게 말해서 프랑스의 '까뮈' 밖에 생각이 안나네. 미안"
<알제리 엄청나게 큰 나라긴 한데, 대부분 사막이고 북부만이 살만한 지역이라고 한다. 거의 스페인과 붙어 있기 때문에 북아프리카 몇몇 국가는 거의 유럽의로 포함되기도 하는데, 튀니지와 알제리가 그런 나라라고 할 수가 있겠다. 사회주의 전통이 강한 것도 한 특징>
"아냐. 상관없어. 먼저, 카다피는 싸이코야. 서방에선 간혹 멋지게 표현하는 사람도 있는데, 진짜 싸이코야. 북아프리카 지식인들은 모두가 다 그렇게 생각해. 그래 북아프리카 사람들은 아시아에 대해서는 중국과 북한 정도가 친숙하고 나머지는 잘 모르는 건 사실이야. 알제리의 역사는 말야....블라블라블라...무어인과 베르베르인이.."
(중략)
"난 종교가 이슬람이야. 개인적으로 음악에 관심이 많은데, 한국의 디스코텍에 가보고 싶고 대중가수 음악을 좀 들어보고 싶군"(무라드)
"오호. 그래? 너가 가는 도시가 어디 어디지?"
"서울, 전주, 그리고 울산이야."
"그럼 서울에서는 강남과 홍대앞을 가보고, 전주에 가면 판소리를 들어봐. 그리고 대중음악은 -비-와 -보아-라는 가수가 인기가 좀 있지."
"미안. 그런데 사실 우리 알제리는 원래 '북한'과 우방이였어. 북한의 김일성은 아주 잘 안다고 할 수 있지. 예전에 우리나라에 북한 노동자들도 꽤 왔었는데, 지금은 거의 없지. 옆에 리비아에는 아직도 좀 남아 있을 걸"
"오. 흥미로운걸. 그럼 북아프리카 사람들은 한국 보다는 북한을 더 잘 알겠군. 리비아란 말이 나온김에 하나 묻자. 리비아의 카다피 대통령은 어떤 사람이야? 우리 한국 사람들은 리비아 대수로 공사 때문에 알제리 보다는 리비아를 좀 알거든. 알제리는 솔직하게 말해서 프랑스의 '까뮈' 밖에 생각이 안나네. 미안"
"아냐. 상관없어. 먼저, 카다피는 싸이코야. 서방에선 간혹 멋지게 표현하는 사람도 있는데, 진짜 싸이코야. 북아프리카 지식인들은 모두가 다 그렇게 생각해. 그래 북아프리카 사람들은 아시아에 대해서는 중국과 북한 정도가 친숙하고 나머지는 잘 모르는 건 사실이야. 알제리의 역사는 말야....블라블라블라...무어인과 베르베르인이.."
(중략)
"난 종교가 이슬람이야. 개인적으로 음악에 관심이 많은데, 한국의 디스코텍에 가보고 싶고 대중가수 음악을 좀 들어보고 싶군"(무라드)
"오호. 그래? 너가 가는 도시가 어디 어디지?"
"서울, 전주, 그리고 울산이야."
"그럼 서울에서는 강남과 홍대앞을 가보고, 전주에 가면 판소리를 들어봐. 그리고 대중음악은 -비-와 -보아-라는 가수가 인기가 좀 있지."
대략 이 정도다. 결론은 머, 알제리, 대한민국 브랜드, 그리고 재벌의 의미 정도가 되겠다. 머 잡담이니까 이해해 주십사.
PS. 또 한가지 뼈저린 교훈이란, 이제 우리나라 재벌들은 해외 언론인들을 상대로 로비해야 하는 이중의 고통을 안게 됐다는 것이다. 전 세계 언론인들을 상대로 홍보도 하고 로비도 하려면 피곤하겠는데...그만큼 국내 언론인들의 밥그릇이 줄어든다는 의미겠지. 물론 나와는 무관한 얘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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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ve your greetings here.
호자이 영어 잘하나벼~
이런...허걱....사건의 본질을 좀 봐주세욧 (-_-)
선배...유산균에 OTL. 간만에 실컷 웃고 갑니다.
이번 글 은근히 너무 재미있습니다. 블로그 포스팅의 정수라할까...
영어 잘하는 사람이 부러워요 ;ㅁ;
저두 그래요 TT. 그런데 Geek 님도 나이먹어 보면 알겠지만 부러워할 것이 영어 뿐만이 아니랍니다. 영어는 아주 마이너한 주제에요. ^^;
블로그 포스팅의 정수라는 굿현님의 의견에 동감입니다. 별 대단하지 않은 소재로 (? ^^) 맛깔나게 쓰신 것 같아요..
재미있는 글 잘 읽고갑니다.. ^^
북아프리카는 북한이 좀 먹힌다는 설명...아주 좋았어요...여러가지 영감이 떠오르는 군요. 이런 걸 찝어내는 게 호자이님의 매력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