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 관광객을 보면 항상 신기함 "아, 왜올까?"

[ 1 ]
어제 지하철을 타고 "합정"으로 가는데, 옆에 서 있던 젊은 여성 셋이 홍콩인들이었다 우리와는 조금 다른 악세사리를 했을 뿐, 각자 개성 있게 생긴 20대 중반 셋은 "한국인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였다 옆집 여동생을 닮았다고 해야 할까? 갑자기 홍콩인들이 서울로 관광을 온다는 사람이 다시금 신기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내 젊은 시절 "홍콩은 그야말로 홍콩"이었기 때문이다

[ 2 ]
이들은 나란히 서서 "꿍시렁 꿍시렁" 귀여운 광둥어로 대화를 나눴다 옆에 있던 꼬맹이 하나가 이 광경을 보고 "엄마 중국인인가봐" 하고 꺄르르 웃었다 ㅎㅎ '아, 꼬맹아, 중국인이 아니라 홍콩인이란다' 라고 얘기해주고 싶었지만 그러진 못했다

[ 3 ]
나의 십대는 항상 홍콩영화와 함께 였다 TV 주말의 영화에도 홍콩에서 촬영한 "소림사 얘기"가 나왔고, 이소룡의 "용쟁호투"는 공중파 TV를 통해서 4번은 보았던 것 같다 국민학교 들어가면서 "성룡"과 함께 였고, 중학교를 들어갈 때는 "주윤발 형님" "주성치 형아"와 함께 놀았고, 고등학교 때는 유덕화의 천장지구, 이연걸의 소오강호를 보면서 감수성을 키웠다....대학교 1학년 때는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을 보면서 영화제작에 대한 공부를 했던 듯 군대를 다녀오면서 우리는 그렇게 홍콩영화와 간신히 작별 인사를 고한듯 싶다

그러고보면 우리세대는 "홍콩 키드"였던 셈이다

홍콩 영화가 아니면 숨조차 쉴수 없던 시대였다
홍콩 영화는 자유와 재미의 상징이었다
나는 영화값 3000원을 모아 항상 떨리는 마음으로
홍콩 영화를 골랐다....

홍콩 영화를 보면서,
코믹한 상황을 알게 됐고,
남자는 어느정도 무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도
부당한 판결에 항의해야 한다는 것도,
정의를 위해 싸워야 한다는 사실도 깨우쳤다
그러고보면, 홍콩이란 나라는 아시아 민주주의에 큰 역할을 한거다

[ 4 ]
홍콩에 첨 갔을 때가 2004년 무렵이었는데, 그 때 낡은 홍콩 거리를 걸으며 눈물 비슷한 것을 흘렸다 구룡반도와 아일랜드를 이어주는 뱃편을 보고도, 항구에 서 있던 영화배우들의 동상을 보고도 "아, 이게 홍콩인가" 하고 먼가 특별한 감상에 빠져들었다...그러고보면, 영화 속의 홍콩과 현실의 홍콩은 너무도 달랐다 특히 밖으로 노출된 대목은 말이다 한국 영화팬들이 원했던 홍콩은 먼가 더 후덕지근하고, 장국영의 미소 처럼 은밀하면서도, 길거리의 딤섬처럼 값싸고 맛난 자극적인 홍콩이었다 하지만 현실 속의 홍콩은 차갑고 딱딱했었다 물론 아주 먼 거리를 걸어 외곽으로 나갔을 때야 겨우, 간신히 내가 꿈꾼 홍콩의 모습을 조금 엿볼 수 있었지만.

[ 5 ]
광화문에서 오다니다보니 자주 홍콩 젊은이들을 만난다, 지난번 공항가는 길에 마주친 가족처럼, 몇번인가 홍콩 사람의 길 안내를 해준 적이 있다 일본 사람들은 길을 묻지 않는다, 중국 사람들은 떼로 다니기 때문에 한국 사람에 별 관심이 없다, 오로지 홍콩 사람들은 2~3씩 움직이며 한국 사람과 눈맞춤을 피하지 않는다, 그리고 길을 묻는다 게다가 다들 20대 젊은이들이다...홍콩의 젊은이들이 한국을 찾는다는 것은 정말이지 대단한 변화라고 생각한다, 홍콩의 중국화가 심화됐다던지(민주주의가 퇴보했다던지, 숨이 막히다던지 일 수도 있고, 그냥 그만큼 한국이 가까워졌을 수도 있다....

나는 홍콩이 그냥 홍콩이었으면 좋겠다, 중국의 평범한 일부가 안됐으면 좋겠다, 홍콩만큼은..., 정말 홍콩 만큼은, 하지만 중국은 그럴 것 같지 않다. 그냥 그점이 싫다. 오래전 고향을 빼앗긴 느낌 같은, 머 그렇다는 것이다

Posted by hoj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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